[조례 돋보기] 광주시, 폭염·한파 통합 대응 조례 전면 개정…전국 모범 사례 될까

유근원 기자
등록일자 2025-07-31 16:03:37
기존 폭염 중심 체계에서 한파 포함 통합 기후재난 대응으로 확대
광주광역시가 폭염과 한파를 아우르는 통합 기후재난 대응 체계를 조례로 마련했다. 기후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에 개별 재난에 대응하던 방식을 하나로 묶은 것이다. 폭염과 한파 모두 취약계층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조례의 실효성에 관심이 쏠린다.

광주광역시의회 최지현 의원이 대표 발의한 '폭염 및 도시열섬현상 대응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이 2025년 7월 시의회를 통과했다. 기존 조례가 폭염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개정안은 한파까지 포괄하는 근본적 전환을 담고 있다. 조례명도 향후 변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 조례의 주요 내용은 여섯 가지다. 한파 정의 신설, 폭염·한파 대응 기본계획 수립, 무더위·한파 쉼터 냉난방기 유지비 지원, 취약계층 재난도우미 운영, 열섬 저감시설 설치, 시민제안 공모제도 도입이다. 특히 시민제안 공모제도는 주민이 직접 기후 대응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우수 사례를 정책에 반영하는 구조여서 주민 참여형 거버넌스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는다.

그동안 대부분의 지자체는 폭염 대응과 한파 대응을 별도로 운영해왔다. 관련 부서도 달랐고 예산도 분산 편성됐다. 무더위 쉼터와 한파 쉼터의 관리 주체가 다르다 보니 시설 활용률도 낮았다. 광주시의 통합 접근은 이런 비효율을 해소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행정안전부 자료를 보면 2024년 한 해 동안 폭염 관련 온열질환자는 전국 2,715명, 한파로 인한 한랭질환자는 689명에 달했다. 광주의 경우 여름 최고기온이 38도를 넘기는 날이 최근 5년간 연평균 4일 이상 기록되고 있다. 겨울 한파특보 발령 횟수도 2020년 이후 증가세를 보인다. 기후변화로 극단적 기상현상이 잦아지면서 양쪽 모두에 대한 체계적 대비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통합 대응 체계가 자리 잡으면 쉼터 운영의 연속성이 확보된다. 여름에는 냉방, 겨울에는 난방으로 전환하는 상시 운영 모델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취약계층 관리도 사각지대 없이 이뤄질 수 있다. 재난도우미 제도는 독거노인·노숙인 등에 대한 능동적 대응을 가능케 한다.

서울시와 대전시도 폭염 관련 조례를 운영 중이지만, 한파를 명시적으로 포함한 통합 조례는 드물다. 인천시가 극한기후 대응 조례를 추진한 사례가 있으나 아직 제정에 이르지 못했다. 광주시의 전부개정이 전국적 벤치마킹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쉼터 확충과 냉난방비 예산의 안정적 확보가 관건이다. 시민제안 공모제도 역시 형식에 머물지 않도록 운영의 내실을 기해야 한다. 조례에 명시된 내용이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담당 부서의 전문성 강화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광주광역시의 통합 대응 조례가 다른 지자체에 어떤 파급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방자치의 관점에서 기후 대응은 중앙정부의 탄소중립 로드맵을 지역 실정에 맞게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광주시의 조례 전면 개정은 그 출발점에 해당한다.

유근원

[조례 돋보기] 충청북도, 소방차·구급차 '골든타임' 지키려 긴급차량 출동환경 개선 조례 제정

조례
박용규 도의원 발의, 도로 정비·불법주차 단속·시민 인식 개선까지 포괄
소방차가 도착하기까지 평균 7분. 이 시간이 생사를 가른다. 충청북도의회가 긴급차량 출동환경 개선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박용규 도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조례는 긴급차량 출동 환경 개선을 위한 도로 정비, 불법주차 단속 강화, 시민 인식 개선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제432회 임시회에서 의결됐다.조례 제정의 배경은 반복되는 현장의 문제에서 비롯됐다. 좁은 골목길의 불법 주차, 이면도로의 정체,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 문화 부재가 출동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 현장 도착 시간이 목표 시간(5분)을 초과하는 비율이 약 30%에 달한다.충북도 내 소방서는 16개소, 구급대는 45대다. 도 면적이 7,407제곱킬로미터에 달해 농촌·산간 지역의 출동 거리가 길다. 주요 도로에서 벗어난 지역은 출동 시간이 15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조례 시행으로 도는 긴급차량 출동 경로의 장애물 제거와 도로 정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불법주차에 대한 단속 근거가 강화되고, 시민 대상 양보 문화 캠페인도 제도적으로 뒷받침된다. 궁극적으로 화재·응급 상황에서의 인명 피해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서울시는 소방차 전용구역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경기도는 주택가 소방도로 확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충북의 조례는 도로 정비, 단속, 인식 개선을 하나의 법적 틀에 담았다는 점에서 포괄적이다.실효성 확보가 과제다. 불법주차 단속은 주민 반발을 부를 수 있다. 도로 정비에는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다. 농촌 지역은 도로 자체가 협소해 물리적 한계도 있다.지방자치의 관점에서 이 조례는 주민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지키려는 시도다. 소방·구급 서비스는 중앙정부 소관이지만, 출동 환경 개선은 지방정부가 직접 나서야 하는 영역이다.충북도는 조례에 따라 긴급차량 출동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개선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7분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조례의 실질적 효과가 주목된다.박용규 의원은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은 법과 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조례를 통해 긴급차량이 막힘없이 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긴급차량 출동 지연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매년 수백 건씩 보고되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은 좁은 마을길과 노후 건축물이 출동을 방해하는 구조적 요인이 된다. 충북도는 조례 시행과 함께 긴급차량 전용 도로 정비 시범사업을 병행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목표 출동 시간 달성률을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유근원 2026-03-23 12:32:41

[조례 돋보기] 충북, 청년기금 설치 조례 제정…인구 유출 막을 재정 기반 마련

조례
청년정책 전용 기금으로 지속가능한 재원 확보…지방 청년 정착 지원 강화
충청북도가 청년기금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한 충북이 안정적 재원을 확보해 청년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하겠다는 뜻이다. 단발성 사업의 한계를 넘어 구조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의원 발의로 마련된 이 조례는 충청북도 청년기금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다. 기금은 청년 일자리 창출, 주거 지원, 창업 활성화 등 다양한 청년정책 사업에 활용될 수 있는 전용 재원이다.충북의 청년 유출 현실은 숫자가 말해준다. 통계청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충북은 매년 20~30대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청주를 제외한 시·군의 청년 인구 감소는 더 가파르다. 대학 졸업 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패턴이 고착됐다. 충북에는 충북대, 한국교통대 등 주요 대학이 있지만 졸업생을 지역에 붙잡아둘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반복된다.그간 충북도는 청년 월세 지원, 청년 내일채움공제 매칭, 청년 창업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문제는 이런 사업들이 일반회계에 의존하다 보니 예산 편성 시기마다 규모가 들쭉날쭉했다는 점이다. 기금이 설치되면 연도별 예산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청년정책을 추진할 안정적 토대가 생긴다.기금의 재원은 도 출연금, 국고보조금, 기금 운용 수익금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기부나 후원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기금 규모와 운용 방식에 따라 정책 실효성이 갈릴 수밖에 없어 초기 설계가 중요하다.경기도는 이미 청년기본소득 재원으로 기금을 운용하고 있고, 전남도는 청년정책 기금을 2023년 설치했다. 서울시는 청년 활동 지원금을 별도 기금에서 집행한다. 충북은 비수도권 중소 광역 지자체로서는 비교적 이른 시도라 할 수 있다. 인구 규모가 작은 만큼 기금의 집중도와 효율성에서 장점을 살릴 여지가 있다.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금이 만들어져도 충분한 규모를 확보하지 못하면 실효성은 떨어진다. 기존 일반회계 사업을 기금으로 이관하는 데 그치면 재원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기금 운용의 투명성과 성과 평가 체계도 갖춰야 한다. 청년 당사자가 기금 운용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마련돼야 정책의 적실성이 높아진다.지방자치TV는 청년 유출 문제의 해법이 단기 지원금에 있지 않다고 본다. 지역에 남을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핵심이다. 충북의 청년기금은 그 이유를 만들기 위한 밑천이다. 기금이라는 그릇이 마련됐으니, 무엇을 담느냐가 충북 청년정책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유근원 2026-03-21 10:24:45

[조례 돋보기] 울산시, 청년 진로비용·문화활동비까지 지원 확대…청년 기본 조례 개정

조례
시험 응시료·디지털 학습비·창작활동비 등 실질 지원 근거 신설
울산광역시가 청년 지원의 폭을 실질적으로 넓힌다. 기존 청년 기본 조례를 개정해 진로 설정 비용, 시험 응시료, 디지털 학습 소프트웨어 이용료, 문화예술 창작활동비까지 재정 지원 근거를 신설한 것이다. 취업 준비에 쫓기는 청년에게 자기계발과 문화 향유의 기회를 함께 보장하겠다는 취지다.권순용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울산시의회를 통과했다. 핵심은 청년의 능력 개발과 문화 활동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가 기존 조례에 빠져 있었다는 점이다. 일자리와 주거 중심이던 청년 정책에 교육·문화 영역을 추가한 셈이다.울산은 산업도시 특성상 제조업 취업 중심의 청년 정책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산업 구조가 전환되면서 청년이 필요로 하는 역량도 달라졌다. 디지털 전환 교육, 자격증 취득, 창업 준비 등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근거가 부족했다.개정 조례가 시행되면 울산시는 청년에게 진로 탐색 프로그램 참가비, 국가자격시험 응시료, 온라인 학습 플랫폼 이용료 등을 지원할 수 있다. 문화예술 창작활동비도 포함돼 있어 미술, 음악, 영상 제작 등 창작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도 혜택을 받게 된다.지방자치TV는 청년 정책이 취업 알선을 넘어 역량 개발과 삶의 질 향상으로 확장되는 흐름에 주목한다. 울산의 이번 조례 개정은 산업도시에서도 청년의 다양한 필요를 제도로 담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예산 확보와 실제 집행이 뒷받침돼야 조례가 종이 위의 약속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유근원 2026-02-10 19:5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