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 돋보기] 대구시의회, 차량 급발진 피해 지원 조례 추진…지방정부 차원 제도화 추진

유근원 기자
등록일자 2025-04-23 13:03:37
사고 피해자 지원금·조사 협력·상담까지, 법적 사각지대 해소 나서
차량 급발진 사고가 전국적 논란으로 번진 가운데, 대구광역시가 지방정부 차원에서 피해 지원 체계를 만든다. 피해자 지원금 지급부터 사고 조사 협력, 전문 상담까지 포괄하는 조례안이 발의됐다. 국회 입법이 지지부진한 사이, 지방의회가 먼저 움직인 셈이다.

대구광역시의회에서 의원발의로 추진 중인 '대구광역시 차량 급발진 피해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급발진 사고 피해자를 위한 지원금 지급, 사고 조사 협력 체계 구축, 피해자 심리 상담 지원 등을 담고 있다.

급발진 사고는 운전자와 제조사 간 입증 책임 문제로 오랜 논란이 이어져 왔다. 국토교통부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접수된 급발진 의심 사고 신고 건수는 최근 수년간 연평균 200건을 넘는다. 그러나 제조사 과실이 인정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피해자 대부분이 법적 구제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는 구조다.

대구에서도 급발진 의심 사고가 여러 차례 보고됐다. 피해자 가족들은 사고 원인 규명과 지원을 요구해 왔으나, 현행법상 지방정부가 개입할 근거가 없었다. 이번 조례안은 바로 그 공백을 메운다.

조례가 제정되면 대구시 차원에서 피해자에게 직접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 사고 조사 과정에서 관계 기관과의 협력 체계도 마련된다. 무엇보다 사고 직후 심리적 충격에 놓인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전문 상담 서비스가 제공된다. 당장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정서적 회복을 돕겠다는 취지다.

현재 급발진 관련 조례를 제정한 광역 지자체는 없다. 국회에서는 자동차관리법 개정안 등이 발의됐으나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대구의 시도는 지방정부 차원의 대응이라는 점에서 선례적 가치가 있다.

한계도 분명하다. 급발진 사고의 원인 규명은 고도의 기술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이다. 지방정부 조례만으로 제조사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 지원금 재원 확보 문제도 구체적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 중앙정부의 입법과 병행돼야 실효성이 높아진다.

지방자치의 역할은 주민의 고통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이다. 대구시의회의 이번 조례안은 중앙 입법의 공백을 지방이 선제적으로 채운 사례다. 제도의 빈틈에서 고통받는 시민에게 지방정부가 손을 내민 것이다.

급발진 논란이 계속되는 한 이 조례의 파급력은 클 수밖에 없다. 다른 지자체의 후속 입법 여부와 중앙정부의 대응이 맞물리면서 전국적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방자치단체가 급발진 피해 지원에 나선 것은 중앙정부의 제도적 공백을 자치 입법으로 메운 사례에 해당한다. 대구시의 선제적 조치가 다른 광역시도의 입법 논의를 촉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근원

[조례 돋보기] 충청북도, 소방차·구급차 '골든타임' 지키려 긴급차량 출동환경 개선 조례 제정

조례
박용규 도의원 발의, 도로 정비·불법주차 단속·시민 인식 개선까지 포괄
소방차가 도착하기까지 평균 7분. 이 시간이 생사를 가른다. 충청북도의회가 긴급차량 출동환경 개선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박용규 도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조례는 긴급차량 출동 환경 개선을 위한 도로 정비, 불법주차 단속 강화, 시민 인식 개선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제432회 임시회에서 의결됐다.조례 제정의 배경은 반복되는 현장의 문제에서 비롯됐다. 좁은 골목길의 불법 주차, 이면도로의 정체,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 문화 부재가 출동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 현장 도착 시간이 목표 시간(5분)을 초과하는 비율이 약 30%에 달한다.충북도 내 소방서는 16개소, 구급대는 45대다. 도 면적이 7,407제곱킬로미터에 달해 농촌·산간 지역의 출동 거리가 길다. 주요 도로에서 벗어난 지역은 출동 시간이 15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조례 시행으로 도는 긴급차량 출동 경로의 장애물 제거와 도로 정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불법주차에 대한 단속 근거가 강화되고, 시민 대상 양보 문화 캠페인도 제도적으로 뒷받침된다. 궁극적으로 화재·응급 상황에서의 인명 피해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서울시는 소방차 전용구역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경기도는 주택가 소방도로 확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충북의 조례는 도로 정비, 단속, 인식 개선을 하나의 법적 틀에 담았다는 점에서 포괄적이다.실효성 확보가 과제다. 불법주차 단속은 주민 반발을 부를 수 있다. 도로 정비에는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다. 농촌 지역은 도로 자체가 협소해 물리적 한계도 있다.지방자치의 관점에서 이 조례는 주민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지키려는 시도다. 소방·구급 서비스는 중앙정부 소관이지만, 출동 환경 개선은 지방정부가 직접 나서야 하는 영역이다.충북도는 조례에 따라 긴급차량 출동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개선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7분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조례의 실질적 효과가 주목된다.박용규 의원은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은 법과 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조례를 통해 긴급차량이 막힘없이 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긴급차량 출동 지연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매년 수백 건씩 보고되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은 좁은 마을길과 노후 건축물이 출동을 방해하는 구조적 요인이 된다. 충북도는 조례 시행과 함께 긴급차량 전용 도로 정비 시범사업을 병행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목표 출동 시간 달성률을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유근원 2026-03-23 12:32:41

[조례 돋보기] 충북, 청년기금 설치 조례 제정…인구 유출 막을 재정 기반 마련

조례
청년정책 전용 기금으로 지속가능한 재원 확보…지방 청년 정착 지원 강화
충청북도가 청년기금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한 충북이 안정적 재원을 확보해 청년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하겠다는 뜻이다. 단발성 사업의 한계를 넘어 구조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의원 발의로 마련된 이 조례는 충청북도 청년기금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다. 기금은 청년 일자리 창출, 주거 지원, 창업 활성화 등 다양한 청년정책 사업에 활용될 수 있는 전용 재원이다.충북의 청년 유출 현실은 숫자가 말해준다. 통계청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충북은 매년 20~30대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청주를 제외한 시·군의 청년 인구 감소는 더 가파르다. 대학 졸업 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패턴이 고착됐다. 충북에는 충북대, 한국교통대 등 주요 대학이 있지만 졸업생을 지역에 붙잡아둘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반복된다.그간 충북도는 청년 월세 지원, 청년 내일채움공제 매칭, 청년 창업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문제는 이런 사업들이 일반회계에 의존하다 보니 예산 편성 시기마다 규모가 들쭉날쭉했다는 점이다. 기금이 설치되면 연도별 예산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청년정책을 추진할 안정적 토대가 생긴다.기금의 재원은 도 출연금, 국고보조금, 기금 운용 수익금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기부나 후원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기금 규모와 운용 방식에 따라 정책 실효성이 갈릴 수밖에 없어 초기 설계가 중요하다.경기도는 이미 청년기본소득 재원으로 기금을 운용하고 있고, 전남도는 청년정책 기금을 2023년 설치했다. 서울시는 청년 활동 지원금을 별도 기금에서 집행한다. 충북은 비수도권 중소 광역 지자체로서는 비교적 이른 시도라 할 수 있다. 인구 규모가 작은 만큼 기금의 집중도와 효율성에서 장점을 살릴 여지가 있다.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금이 만들어져도 충분한 규모를 확보하지 못하면 실효성은 떨어진다. 기존 일반회계 사업을 기금으로 이관하는 데 그치면 재원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기금 운용의 투명성과 성과 평가 체계도 갖춰야 한다. 청년 당사자가 기금 운용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마련돼야 정책의 적실성이 높아진다.지방자치TV는 청년 유출 문제의 해법이 단기 지원금에 있지 않다고 본다. 지역에 남을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핵심이다. 충북의 청년기금은 그 이유를 만들기 위한 밑천이다. 기금이라는 그릇이 마련됐으니, 무엇을 담느냐가 충북 청년정책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유근원 2026-03-21 10:24:45

[조례 돋보기] 울산시, 청년 진로비용·문화활동비까지 지원 확대…청년 기본 조례 개정

조례
시험 응시료·디지털 학습비·창작활동비 등 실질 지원 근거 신설
울산광역시가 청년 지원의 폭을 실질적으로 넓힌다. 기존 청년 기본 조례를 개정해 진로 설정 비용, 시험 응시료, 디지털 학습 소프트웨어 이용료, 문화예술 창작활동비까지 재정 지원 근거를 신설한 것이다. 취업 준비에 쫓기는 청년에게 자기계발과 문화 향유의 기회를 함께 보장하겠다는 취지다.권순용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울산시의회를 통과했다. 핵심은 청년의 능력 개발과 문화 활동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가 기존 조례에 빠져 있었다는 점이다. 일자리와 주거 중심이던 청년 정책에 교육·문화 영역을 추가한 셈이다.울산은 산업도시 특성상 제조업 취업 중심의 청년 정책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산업 구조가 전환되면서 청년이 필요로 하는 역량도 달라졌다. 디지털 전환 교육, 자격증 취득, 창업 준비 등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근거가 부족했다.개정 조례가 시행되면 울산시는 청년에게 진로 탐색 프로그램 참가비, 국가자격시험 응시료, 온라인 학습 플랫폼 이용료 등을 지원할 수 있다. 문화예술 창작활동비도 포함돼 있어 미술, 음악, 영상 제작 등 창작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도 혜택을 받게 된다.지방자치TV는 청년 정책이 취업 알선을 넘어 역량 개발과 삶의 질 향상으로 확장되는 흐름에 주목한다. 울산의 이번 조례 개정은 산업도시에서도 청년의 다양한 필요를 제도로 담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예산 확보와 실제 집행이 뒷받침돼야 조례가 종이 위의 약속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유근원 2026-02-10 19:5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