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8.지방시대의 생존 전략: 수도권의 복제가 아닌 지방만의 고유함으로 승부하라

김용국 기자
등록일자 2026-02-26 16:04:53
이종학부회장(사단법인 인구 및 지방소멸대응협회)

[편집자 주]
지방자치TV는 그동안 인구 절벽과 지역 소멸이라는 국가적 난제 속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나아가야 할 실천적 방향을 모색하고자 이종학 부회장의 기고를 연재해 왔다. 당초 10편으로 기획되었던 본 연재는 최근 지방선거 일정과 행정통합 등 지방자치 이슈를 둘러싼 여러 논란과 급변하는 정책 환경을 고려하여 이번 8편을 끝으로 조기에 매듭짓는다. 그간 저자는 청년, 노년, 이주민 등 사람을 지역 경제의 주체로 세우고 기술을 도구로 활용하는 자생적 생존 전략을 일관되게 제시해 왔다. 연재를 마무리하는 이번 최종회에서는 수도권 추종 방식의 한계를 짚어보고, 지역 고유의 자산에 기술을 입힌 로컬택트와 주민 주권의 디지털 아고라를 통한 지방시대의 최종 설계도를 제안한다.

그간 본 기고를 통해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생존 로드맵을 치열하게 고민해 왔다. 어느덧 8편에 걸친 연재를 마무리할 시간이다. 지난 시간 동안 우리 지방이 마주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으나, 동시에 우리가 가진 잠재력 또한 확인하는 여정이었다. 이제 그간의 논의를 종합하며 우리 지방자치단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리한다.

■ 지능을 고용하는 AI 시대와 예견된 노동의 종말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예고한 임금 노동 시대의 종말은 생성형 AI라는 강력한 촉매를 만나 우리 곁에 성큼 다가왔다. 과거의 자동화가 육체노동을 대신했다면, 이제 AI는 인간의 성역이라 믿었던 지능과 판단을 고용하기 시작했다. 기업은 신입 사원을 채용해 교육하는 비용적 리스크 대신, 즉시 전력화가 가능한 고성능 AI를 선택한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은 경험을 쌓을 기회 자체를 박탈당한 고용 절벽으로 내몰리고 있다. 자본과 데이터가 수도권으로 집중될수록 지방은 인구 절벽과 경제 활력 상실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고사한다. 기업은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두지만 고용은 줄어드는 고용 없는 성장의 구조화는 공동체성 상실이라는 실존적 위기를 불러왔다. 이제 지방은 중앙정부의 시혜적 예산에 연명하는 관성에서 즉각 탈피해야 한다. 재정 자율성이 완전히 상실되기 전, 지금이 지방의 자생력을 회복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 수도권 추종이라는 성공의 함정을 탈피하라

오늘날 많은 지자체가 범하는 가장 치명적인 오류는 수도권의 성공 모델을 무분별하게 복제하는 것이다.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추진되는 획일적인 산업 단지 조성, 도심형 스카이워크나 출렁다리 설치와 같은 천편일률적인 관광지 개발은 오히려 지방의 자생력을 약화시킨다. 전국 어디에나 있는 대형 카페 거리 조성이나 실효성 없는 스마트시티 흉내 내기, 정체성 없는 지역 축제의 남발은 귀중한 지방 재정을 고갈시키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이다.

수도권의 표준화된 성공 방식을 따라 하는 것은 지방을 수도권의 하위 종속 체계로 전락시킬 뿐이다. 수도권과 똑같은 방식으로 경쟁해서는 결코 대도시의 인구 흡입력을 이길 수 없다. 지방의 생존 전략은 수도권과의 차별화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우리 지역만이 가진 고유한 문화 자산과 자연환경, 역사적 특수성을 정교하게 분석하여 대체 불가능한 지역 브랜드를 확립해야 한다. 수도권 지향적인 획일적 추종은 소멸의 가속페달일 뿐이며, 이제는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강력한 생존 무기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 로컬택트 혁명과 고유 자산의 결합

지방 소멸의 위기를 극복할 열쇠는 역설적으로 AI와 초연결 기술에 있다. 어디서든 고도의 지능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은 청년들에게 지방에서의 혁신이라는 선택지를 제공한다. 수도권의 높은 비용과 혼잡을 벗어나 지역 고유의 정취를 향유하며 글로벌 시장과 실시간으로 연결되는 로컬택트 환경은 국가 균형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다.

여기에 노동시장의 변화로 인해 지방으로 눈을 돌리는 405060 세대의 장년층은 지방의 새로운 핵심 자산이다. 전문 지식과 풍부한 네트워크를 보유한 이들이 지방으로 이주하여 지역 고유 자산에 첨단 기술을 입히는 '경험의 기술화'를 주도해야 한다. 청년의 디지털 감각과 장년층의 노련한 전문성이 지역 현장에서 결합할 때, 지방은 비로소 대도시의 하위 호환이 아닌 독자적 라이프스타일을 공급하는 자생적 거점으로 거듭날 수 있다.

■ 제3섹터와 공공서비스 프로슈머 경제의 안착

시장 노동이 축소된 자리에 돌봄, 교육, 문화 보존 등 인간적 유대와 지역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는 제3섹터를 세워야 한다. 청년과 이주 장년층이 지역의 난제를 해결하는 공공 서비스를 생산하고, 그 급여가 다시 지역 내에서 소비되는 공공서비스 프로슈머 경제 모델이 그 핵심이다.

이를 위해 지방은 스스로 인재를 키워야 한다. 학위보다 실무 능력을 중시하는 교육 모델을 지역 실정과 결합하여,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최고 수준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돈과 사람이 밖으로 새지 않는 로컬 루프를 안착시키는 것이 지자체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 과제이다.

■ 디지털 아고라와 참여하는 주권자의 부활

이 모든 전략의 정점은 노동에서 해방된 시민들이 공동체의 주권자로 거듭나는 새로운 소통 체계인 디지털 아고라의 구축에 있다. 수천 년 전 그리스와 로마의 광장 정치가 시민의 자유와 철학을 꽃피웠듯, 이제 우리는 기술적 기반 위에서 주민 참여형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고도화된 기술은 파편화된 개인을 연결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지자체는 주민을 단순한 서비스 수혜자에서 공동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권자로 진화시키는 가교가 되어야 한다. 기술은 단순히 행정 효율을 높이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을 사유하는 시민으로 복원시키는 토대이다.

■ 집단 지성의 주권자가 만드는 지방의 새로운 미래

결국 AI도 사람이 만드는 도구이며, 그 도구가 가져올 미래는 그것을 설계하고 다루는 우리의 사유에 달려 있다. 노동의 종말은 존재의 위기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노동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간다움을 회복하는 해방의 기회이다.

지방은 더 이상 중앙의 보조금에만 연명하는 변방이 아니다. 기술 혁명의 성과를 공정하게 나누는 제도적 방안을 고민하고, 로컬택트를 통해 지역 고유의 자산을 복원하며, 디지털 아고라를 통해 직접 참여하는 정치 모델을 완성할 때 지방은 비로소 대한민국 행정의 새로운 표준이 된다.

복제된 성공에 매달리지 말고 우리 지역만이 가진 고유한 철학 위에 기술을 입혀야 한다. 그것이 기술 혁명의 파고 속에서 지방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생존 전략이자, 우리가 함께 써 내려가야 할 지방시대의 참된 모습이다. 그동안 연재에 관심을 가져주신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김용국

경기복지재단, 중장년 은둔 실태조사 결과 발표 “개인 아닌 지역사회 과제… 장기·맞춤형 지원 필요”

사회
은둔 중장년 66.4%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다”… 실제 시도·도움 경험은 25.0%에 그쳐 예방·발굴·초기지원, 장기·맞춤형 회복, 지역사회 통합거버넌스 등 정책 방향 제시
경기복지재단은 정책연구 뉴스레터 5월호(6월 1일 배포)를 통해 '경기도 중장년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경기도 중장년 은둔 문제의 실태와 정책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이번 연구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40세부터 64세까지의 중장년 가운데 일평균 이동 거리 5km 이하, 일평균 이동 빈도 30% 이하인 대상자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조사 자료는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을 거쳐 수집됐으며, 응답자 1,020명 중 은둔 중장년은 220명(21.6%), 비은둔 중장년은 800명(78.4%)으로 나타났다.조사 결과 은둔 중장년은 여성 55.0%, 남성 45.0%였으며, 연령대는 45~49세 29.1%, 40~44세 21.4%, 50~54세 20.0% 순으로 높았다. 가구 형태에서는 1인 가구가 29.5%, 1~2인 가구가 55.9%로 나타나 사회적 관계망이 취약한 소규모 가구의 비중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은둔 기간은 1~3년 미만이 31.8%로 가장 많았고, 3~5년 미만 20.0%, 6개월~1년 미만 18.6% 순이었다. 5년 이상 장기 은둔도 약 30%로 나타나, 은둔 문제가 단기적 생활 위축을 넘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은둔 이유로는 신체·정신적 질병이나 건강상 어려움이 16.2%로 가장 높았고, 퇴직·실직 15.4%, 이사·생활환경 변화 등에 따른 사회적 관계 단절·부족 11.9%가 뒤를 이었다. 연구는 은둔이 특정 개인의 성향만으로 설명되기보다 건강, 고용, 가족관계, 사회적 관계 단절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라고 분석했다.특히 은둔 중장년의 66.4%는 “현재의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응답했지만, 실제로 도움을 받거나 무언가를 시도한 경험은 25.0%에 그쳤다. 도움이나 시도를 하지 못한 이유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서”가 29.0%로 가장 높았다.필요한 지원으로는 경제적 지원 24.8%,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 15.0%, 병원 진단 및 치료 12.9% 순으로 나타났다. 지자체와 기관이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부담 없는 비대면·온라인 방식 지원과 경제적 부담이 없는 참여 비용이 각각 24.6%로 높게 나타났다.경기복지재단은 이번 연구를 통해 중장년 은둔 지원 정책의 방향으로 예방·발굴·초기지원 중심의 정책 설계, 생활권 기반 저문턱 상시 거점 마련, 욕구 기반 대상자 선정,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발굴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또한 단기간 성과 중심의 지원을 지양하고, 은둔 기간과 위험도, 정서·기능 수준에 따른 장기적·맞춤형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일상생활 회복, 신체·정신 건강 증진, 통합 사례관리, 취·창업 활동 기회 확대, 지역사회 관계망 회복 프로그램 등이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경기복지재단은 중장년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돌봄과 복지 안전망의 과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실태조사가 경기도형 예방·발굴·회복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국 2026-06-05 17:58:15

“유권자의 선택이 바꾼 지방권력 지형”… 6·3 지방선거 개표 결과

정치
전국 최종 투표율 61.0%… 2022년 지방선거 50.9%보다 10.1%p 상승 광역단체장 민주당 12곳·국민의힘 4곳… 서울 구청장은 민주당 17곳·국민의힘 8곳
6·3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결과,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16곳 중 12곳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서울·대구·경북·경남 등 4곳에서 승리했다. 이번 선거 최종 투표율은 61.0%로 집계됐으며, 이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최종 투표율 50.9%와 비교해 10.1%포인트 오른 수치다. 지난 5월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율도 23.51%를 기록해 2022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20.62%를 넘어섰다. 높은 사전투표율과 본투표 참여가 맞물리며 이번 선거가 유권자의 높은 관심 속에 치러졌다.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상대로 신승을 거뒀고,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50.52%를 기록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47.90%)를 누르고 당선됐다.인천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52.84%, 대전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가 53.48%,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가 48.73%를 얻어 각각 당선됐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55.04%로 당선됐으며, 강원·충북·충남·전북·제주 등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승리했다.서울 25개 자치구청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17곳, 국민의힘이 8곳에서 승리했다. 서울 지역 투표율은 63.6%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가 66.3%로 가장 높았고, 금천구가 58.7%로 가장 낮아 두 지역 간 7.6%포인트 격차를 보였다.이번 선거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와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2022년에는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7곳 중 12곳을 차지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확보했다. 서울 구청장 선거 역시 2022년 국민의힘 17곳·더불어민주당 8곳에서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17곳·국민의힘 8곳으로 역전됐다.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당별 승패를 넘어 이재명 정부의 지역 현안과 주민 삶의 방향을 다시 묻는 지방자치의 중요한 분기점일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국 2026-06-04 16:38:59

서영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고, 여수산단 안전·의료체계 강화 더 절박해졌다”

사회
국립재활원 남부분원·화상전문센터 유치 필요성 재강조 산단 노동자 생명안전·골든타임 의료체계 구축 약속
서영학 더불어민주당 여수시장 후보는 6월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와 관련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과 조속한 사고 수습을 바란다고 밝혔다.서 후보는 여수가 국가산단과 함께 살아가는 도시인 만큼 이번 사고를 결코 남의 일로 볼 수 없다며, 그동안 제시해 온 산단 노동자 안전, 산재 의료 대응, 고용안정 공약의 필요성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서 후보는 산단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안전을 위해 국립재활원 남부분원 유치와 화상전문센터 설치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해 왔다. 화상 및 산업재해 사고 노동자가 부산·광주·서울 등 타 지역을 전전하지 않고 여수에서 치료와 재활, 직업 복귀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공공의료 책임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또한 국립해양경찰병원 유치를 함께 추진해 여수의 취약한 의료 기반을 보완하고, 산단·해양·섬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산단 안전과 고용안정 대책도 재차 강조했다. 서 후보는 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와의 정책협약을 통해 플랜트 건설노동자 고용안정 및 취업지원 조례 제정, 여수시·기업·협력업체·노동자 참여 상생 T/F 구성, 교육훈련 및 취업지원 기능 강화, 산업재해 근절을 위한 노사정 협의기구 보강을 약속했다.이와 함께 산단 안전체험교육장 프로그램 개선, 산단 안전 인프라 개선과 공적 일자리 발굴, 일용직 건설노동자 맞춤형 실업부조 제도화, 최저가낙찰제 개선에 대한 정부·국회 건의도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서 후보는 “여수국가산단은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이지만, 그 심장을 뛰게 해 온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은 아직 충분히 보호받지 못했다”며 “산재 노동자가 다시 회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산단 위기와 산업전환의 고통을 노동자에게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안전 인프라 개선, 노후설비 정비, 긴급 안전점검, 환경정비 등 공적 일자리를 발굴하고, 협력업체 노동자와 일용직 건설노동자가 배제되지 않도록 챙기겠다”고 밝혔다.서영학 후보는 “행정은 사고 이후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 이전에 준비하는 것”이라며 “국립재활원 남부분원과 화상전문센터, 산단 안전 인프라 개선, 노사정 협의기구 보강을 통해 노동자가 안전하고 시민이 안심하는 여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용국 2026-06-01 15:5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