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4. 5극 3특의 장밋빛 청사진, 지방 소멸의 가속 페달인가

김용국 기자
등록일자 2026-02-02 08:53:42
이종학부회장(사단법인 인구 및 지방소멸대응협회)

<수도권 집중의 모순을 넘어 청년이 정착하는 실질적 지방분권으로>

■ ‘5극 3특’의 설계도와 가려진 자기모순

지방시대위원회가 확정한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은 대한민국을 5개의 초광역권과 3개의 특별자치도로 재편하여 자생적 성장 엔진을 확보하겠다는 야심 찬 국토 개조 프로젝트다. 2030년까지 R&D 부문에 2조 원을 투입하고 500개의 AI 팩토리를 조성하겠다는 정부의 선언은 얼핏 담대한 행보로 보이나, 그 설계도의 기저에는 치명적인 자기모순이 자리 잡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균형발전이라면 비수도권의 자생력에 집중해야 함에도, 수도권을 발전 전략의 한 축인 ‘극(極)’으로 포함함으로써 일극 체제를 공고히 할 여지를 남겼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순은 국토교통부의 행보에서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14주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하며 시장이 들썩이자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 수도권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한쪽에서 지방을 살리자고 외치며 다른 한쪽에서는 수도권에 거대한 주거 성벽을 쌓아 청년 인재를 붙잡아두려는 이중적 행태다. 정부가 수도권을 ‘불패의 안전 자산’으로 공인해주는 상황에서 지방 정착을 선택할 청년은 사라질 수밖에 없으며, 결국 ‘균형’이라는 이름 아래 청년층의 수도권 집중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악용될 뿐이다.

■ 현장의 목소리: 하드웨어에 갇힌 초광역화의 함정

현장과 학계의 우려는 더욱 구체적이다. 초광역권 전략은 기본적으로 대도시 중심의 산업 거점화를 전제로 하기에, 광역시가 없는 강원·전북·제주 등 ‘3특’ 지역은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전략적 소외가 가속화될 위험이 크다. 설령 권역 단위의 통합이 이루어진다 해도 인프라가 갖춰진 거점 도시가 인근 소도시의 인구와 자본을 흡수하는 ‘내부 빨대 효과’가 발생한다면, 이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권역 내 내부 격차 문제로 치환하는 것에 불과하다.

나아가 주민 숙의 과정이나 지방선거 제도 개혁 없는 관료 주도형 통합은 주민의 삶과 괴리된 ‘탑다운’식 속도전에 머물 우려가 크며, 실질적인 세원 배분 없는 명목상의 특별자치 또한 자생력을 담보하지 못한다. 결국 정주 여건이라는 소프트웨어가 결여된 하드웨어 중심 투자는 정착하지 못하고 교육과 미래를 위해 이동을 선택하는 ‘떠도는 청년 인구’만 양산할 뿐이다.

■ 인적 자본의 정주: 학벌주의 타파와 직무 중심 교육 혁명

따라서 5극 3특이라는 초광역권 하드웨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그 공간을 채울 청년들이 지역에 머물러야 할 실질적 이유를 제공하는 ‘인적 자본 정주 전략’이 반드시 결합되어야 한다.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구시대적 학벌주의 모델에 매몰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청년들이 수도권 서열 구조에 편입되기 위해 인생의 황금기를 교실에서 소모하게 두는 대신, 특정 산업 현장에 필요한 기술을 단기간에 공인받는 ‘마이크로 디그리(Micro Degree, 소학위제)’를 도입해 사회 진입 시기를 획기적으로 앞당겨야 한다. 대학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 산업 현장이 곧 캠퍼스가 될 때 지역 인재의 실질적 정착이 비로소 가능해진다.

■ 미래 생태계: 로컬택트와 디지털 아고라의 실현

동시에 AI가 지능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적 흐름을 수용한 ‘로컬택트(Local-tact)’ 일자리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임금 노동이 축소된 자리에 인간적 가치를 생산하는 제3섹터를 지역 특화 산업과 연결하고, 초연결 기술을 활용해 지방에서 글로벌 시장과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아울러 ‘디지털 아고라’ 플랫폼을 통해 청년들이 스스로 지역 공동체의 운명을 결정하는 주권자로 바로 서야 한다. 이들이 단순한 거주자를 넘어 ‘지역의 주인’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정책 결정에 참여할 때 인구 분산의 실효성은 극대화된다.

■ 결언: 구호가 아닌 실천적 패러다임 전환으로

이제 지방시대는 화려한 조감도나 정치적 수사를 넘어 국가 생존을 위한 패러다임의 전면적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5극 3특이라는 거대 담론이 성공하려면 지방을 단순히 수도권의 배후지로 보거나 행정 구역을 묶는 기계적 사고에서 단호히 탈피해야 한다. 정부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공고히 하는 관성적인 정책 유혹에서 벗어나 지방이 국가의 전략적 자산이자 미래 성장의 본거지임을 행동으로 입증해야 한다. 기술 혁명을 발판 삼아 지역 공동체를 복원하고, 청년들이 주권자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만이 대한민국을 살리는 마지막 퍼즐이다. 이제는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청년 인구 분산과 지방 자립의 결과로 그 진정성을 증명해야 할 때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지방자치TV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용국

경기복지재단, 중장년 은둔 실태조사 결과 발표 “개인 아닌 지역사회 과제… 장기·맞춤형 지원 필요”

사회
은둔 중장년 66.4%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다”… 실제 시도·도움 경험은 25.0%에 그쳐 예방·발굴·초기지원, 장기·맞춤형 회복, 지역사회 통합거버넌스 등 정책 방향 제시
경기복지재단은 정책연구 뉴스레터 5월호(6월 1일 배포)를 통해 '경기도 중장년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 연구보고서를 발간하고, 경기도 중장년 은둔 문제의 실태와 정책 대응 방향을 제시했다.이번 연구는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40세부터 64세까지의 중장년 가운데 일평균 이동 거리 5km 이하, 일평균 이동 빈도 30% 이하인 대상자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조사 자료는 기관생명윤리위원회(IRB) 승인을 거쳐 수집됐으며, 응답자 1,020명 중 은둔 중장년은 220명(21.6%), 비은둔 중장년은 800명(78.4%)으로 나타났다.조사 결과 은둔 중장년은 여성 55.0%, 남성 45.0%였으며, 연령대는 45~49세 29.1%, 40~44세 21.4%, 50~54세 20.0% 순으로 높았다. 가구 형태에서는 1인 가구가 29.5%, 1~2인 가구가 55.9%로 나타나 사회적 관계망이 취약한 소규모 가구의 비중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은둔 기간은 1~3년 미만이 31.8%로 가장 많았고, 3~5년 미만 20.0%, 6개월~1년 미만 18.6% 순이었다. 5년 이상 장기 은둔도 약 30%로 나타나, 은둔 문제가 단기적 생활 위축을 넘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은둔 이유로는 신체·정신적 질병이나 건강상 어려움이 16.2%로 가장 높았고, 퇴직·실직 15.4%, 이사·생활환경 변화 등에 따른 사회적 관계 단절·부족 11.9%가 뒤를 이었다. 연구는 은둔이 특정 개인의 성향만으로 설명되기보다 건강, 고용, 가족관계, 사회적 관계 단절이 복합적으로 얽힌 결과라고 분석했다.특히 은둔 중장년의 66.4%는 “현재의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응답했지만, 실제로 도움을 받거나 무언가를 시도한 경험은 25.0%에 그쳤다. 도움이나 시도를 하지 못한 이유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서”가 29.0%로 가장 높았다.필요한 지원으로는 경제적 지원 24.8%, 일자리 연계 프로그램 15.0%, 병원 진단 및 치료 12.9% 순으로 나타났다. 지자체와 기관이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부담 없는 비대면·온라인 방식 지원과 경제적 부담이 없는 참여 비용이 각각 24.6%로 높게 나타났다.경기복지재단은 이번 연구를 통해 중장년 은둔 지원 정책의 방향으로 예방·발굴·초기지원 중심의 정책 설계, 생활권 기반 저문턱 상시 거점 마련, 욕구 기반 대상자 선정, 지역사회 자원을 활용한 발굴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또한 단기간 성과 중심의 지원을 지양하고, 은둔 기간과 위험도, 정서·기능 수준에 따른 장기적·맞춤형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일상생활 회복, 신체·정신 건강 증진, 통합 사례관리, 취·창업 활동 기회 확대, 지역사회 관계망 회복 프로그램 등이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경기복지재단은 중장년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돌봄과 복지 안전망의 과제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실태조사가 경기도형 예방·발굴·회복 지원체계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국 2026-06-05 17:58:15

“유권자의 선택이 바꾼 지방권력 지형”… 6·3 지방선거 개표 결과

정치
전국 최종 투표율 61.0%… 2022년 지방선거 50.9%보다 10.1%p 상승 광역단체장 민주당 12곳·국민의힘 4곳… 서울 구청장은 민주당 17곳·국민의힘 8곳
6·3 전국동시지방선거 개표 결과,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16곳 중 12곳을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서울·대구·경북·경남 등 4곳에서 승리했다. 이번 선거 최종 투표율은 61.0%로 집계됐으며, 이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최종 투표율 50.9%와 비교해 10.1%포인트 오른 수치다. 지난 5월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율도 23.51%를 기록해 2022년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20.62%를 넘어섰다. 높은 사전투표율과 본투표 참여가 맞물리며 이번 선거가 유권자의 높은 관심 속에 치러졌다.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상대로 신승을 거뒀고,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50.52%를 기록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47.90%)를 누르고 당선됐다.인천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후보가 52.84%, 대전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후보가 53.48%, 울산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가 48.73%를 얻어 각각 당선됐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55.04%로 당선됐으며, 강원·충북·충남·전북·제주 등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승리했다.서울 25개 자치구청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17곳, 국민의힘이 8곳에서 승리했다. 서울 지역 투표율은 63.6%로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자치구별로는 서초구가 66.3%로 가장 높았고, 금천구가 58.7%로 가장 낮아 두 지역 간 7.6%포인트 격차를 보였다.이번 선거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와 뚜렷한 대비를 이뤘다. 2022년에는 국민의힘이 광역단체장 17곳 중 12곳을 차지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확보했다. 서울 구청장 선거 역시 2022년 국민의힘 17곳·더불어민주당 8곳에서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17곳·국민의힘 8곳으로 역전됐다.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당별 승패를 넘어 이재명 정부의 지역 현안과 주민 삶의 방향을 다시 묻는 지방자치의 중요한 분기점일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국 2026-06-04 16:38:59

서영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고, 여수산단 안전·의료체계 강화 더 절박해졌다”

사회
국립재활원 남부분원·화상전문센터 유치 필요성 재강조 산단 노동자 생명안전·골든타임 의료체계 구축 약속
서영학 더불어민주당 여수시장 후보는 6월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와 관련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를 전하며, 부상자들의 빠른 회복과 조속한 사고 수습을 바란다고 밝혔다.서 후보는 여수가 국가산단과 함께 살아가는 도시인 만큼 이번 사고를 결코 남의 일로 볼 수 없다며, 그동안 제시해 온 산단 노동자 안전, 산재 의료 대응, 고용안정 공약의 필요성을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서 후보는 산단 노동자와 시민의 생명안전을 위해 국립재활원 남부분원 유치와 화상전문센터 설치를 주요 공약으로 제시해 왔다. 화상 및 산업재해 사고 노동자가 부산·광주·서울 등 타 지역을 전전하지 않고 여수에서 치료와 재활, 직업 복귀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공공의료 책임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또한 국립해양경찰병원 유치를 함께 추진해 여수의 취약한 의료 기반을 보완하고, 산단·해양·섬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산단 안전과 고용안정 대책도 재차 강조했다. 서 후보는 플랜트건설노조 여수지부와의 정책협약을 통해 플랜트 건설노동자 고용안정 및 취업지원 조례 제정, 여수시·기업·협력업체·노동자 참여 상생 T/F 구성, 교육훈련 및 취업지원 기능 강화, 산업재해 근절을 위한 노사정 협의기구 보강을 약속했다.이와 함께 산단 안전체험교육장 프로그램 개선, 산단 안전 인프라 개선과 공적 일자리 발굴, 일용직 건설노동자 맞춤형 실업부조 제도화, 최저가낙찰제 개선에 대한 정부·국회 건의도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서 후보는 “여수국가산단은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이지만, 그 심장을 뛰게 해 온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은 아직 충분히 보호받지 못했다”며 “산재 노동자가 다시 회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산단 위기와 산업전환의 고통을 노동자에게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며 “안전 인프라 개선, 노후설비 정비, 긴급 안전점검, 환경정비 등 공적 일자리를 발굴하고, 협력업체 노동자와 일용직 건설노동자가 배제되지 않도록 챙기겠다”고 밝혔다.서영학 후보는 “행정은 사고 이후 수습하는 것이 아니라 사고 이전에 준비하는 것”이라며 “국립재활원 남부분원과 화상전문센터, 산단 안전 인프라 개선, 노사정 협의기구 보강을 통해 노동자가 안전하고 시민이 안심하는 여수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용국 2026-06-01 15:5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