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6. AI발 고용 쇼크와 지방 소멸, ‘세대 융합형 이주’로 동시 돌파하라
사회
4050의 숙련미와 청년의 패기가 결합하는 전략적 인구 분산의 길
■ AI가 불러온 노동의 대전환, 수도권의 위기를 지방의 기회로필자는 지난 기고들을 통해 청년들이 지방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청년 프로젝트 메이커스’ 사업이 지방 소멸을 막는 최후의 보루임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지방이라는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청년들의 패기 넘치는 도전뿐만 아니라, 풍부한 사회적 경험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갖춘 ‘허리 계층’의 결합이 반드시 필요하다.지금 수도권의 4050 장년층은 유례없는 고용 쇼크에 직면해 있다. AI(인공지능)가 단순 업무를 넘어 전문직 영역까지 빠르게 잠식하면서, 평생을 바쳐 쌓아온 숙련 기술이 하루아침에 무용지물이 되는 ‘노동의 종말’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살인적인 주거비와 실직의 공포가 지배하는 수도권을 벗어나 시선을 지방으로 돌리면, 이곳은 새로운 인생 2막을 열어줄 폭발적인 수요처이자 청년들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거대한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 정착의 실증적 해법: 네트워크, 실무 경험, 그리고 멘토지난 2월 12일,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지역 청년이동·정착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식’은 매우 의미 있는 자리였다. 특히 서울 생활을 접고 경북 경산에 정착한 한 청년 매니저의 사례 발표는 우리에게 실질적인 정착 조건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었다. 그녀는 지역 정착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요소로 인적 네트워크, 실무 경험의 기회, 그리고 이를 이끌어줄 현직자 멘토를 꼽았다.이 지점이 바로 4050 숙련층의 지방 이주가 청년 정착과 맞물리는 결정적 교차점이다. 지방에 필요한 장년층의 역할은 단순 노무가 아니라, 수십 년간 쌓아온 직업적 노하우를 AI 기술 및 청년의 감각과 접목해 지역 가치를 재창조하는 ‘로컬 디렉터(Local Director)’의 역할이다. 대기업 마케팅 전문가 출신의 장년층이 지역 청년들과 협업하여 특산물을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내거나, 은퇴한 엔지니어가 스마트팜 기획자가 되어 청년 농부를 지도하는 모델이다. 이는 장년층에게는 사회적 존재감을, 청년들에게는 갈망하던 베테랑 멘토를 제공하는 강력한 세대 융합형 정착 전략이 된다.■ 준비된 지방만이 인재를 품는다 : 입체적인 수용 태세의 구축정부는 최근 수도권 1극 체제에서 벗어나 전국을 5개 광역권과 3개 특별권역으로 나누는 ‘5극 3특’ 대전환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인프라를 구축해도 사람이 가지 않으면 지역은 살아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지자체와 지역 사회는 단순한 이주 권고를 넘어 입체적인 행정적 수용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우선 청년들이 정책 공모나 프로젝트형 사업을 통해 사업 기획부터 예산 집행까지 실무 역량을 쌓을 수 있는 프로젝트 중심의 활동 생태계를 대폭 확대하는 것이 시급하다. 여기에 농협은행과 지방은행들이 청년재단과 손을 맞잡은 것처럼, 지역 이주민들에게 주거 안정을 위한 저리 융자와 창업 마중물을 지원하는 포용적 금융의 뒷받침이 결합되어야 한다. 또한, 단순히 빈집을 리모델링하는 수준을 넘어 장년층 가족과 청년 가구가 공존하며 서로 자연스럽게 멘토와 멘티가 될 수 있는 고품격 주거 단지와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세대가 함께 숨 쉬는 정착 환경을 완성해야 한다.■ 연고 청년의 회귀와 수도권 청년의 유입을 동시에 이끄는 인구 전략우리가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대상은 고등학교까지 지역에서 성장한 뒤 대학 진학과 취업을 위해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들이다. 이들은 정서적 고향인 지역으로 돌아오고 싶어도 실질적인 성장 가능성이라는 벽에 부딪혀 이주를 망설이는 잠재적 귀향인들이다.청년의 민첩한 디지털 감각과 수도권·광역시의 풍부한 실무 경험을 가진 4050 선배 세대의 노련함이 결합한다면, 지역 청년들은 굳이 일자리와 네트워크를 찾아 서울로 떠날 필요가 없어진다. 오히려 이러한 세대 융합형 모델이 지역에 뿌리내리면, 지방을 경험해 보지 못한 수도권의 청년들조차 4050 선배들의 경험과 지역 특유의 네트워크에 기대어 새로운 기회를 찾아 지방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결언: 기회의 무한 확장, 지방의 미래를 여는 열쇠AI 도입으로 인한 고용 시장의 대전환은 인구 분산의 수요를 폭발시키고 있다. 이는 우리가 결코 놓쳐서는 안 될 국가적 골든타임이다. 이제 지방은 단순히 살기 좋은 곳을 넘어, 청년들이 떠나지 않고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이미 지역을 떠난 청년들에게는 돌아올 명분을 주고, 지역에 머무는 청년들에게는 떠나지 않을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4050 세대의 노련함이 지방의 흙으로 돌아가 청년의 패기와 함께 새로운 싹을 틔울 수 있는 프로젝트의 기회가 무한하게 늘어나야 한다.이러한 세대 간 결합 모델이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전국 수천 개의 마을에서 장년 멘토의 지혜와 청년 메이커의 도전이 일상이 되는 거대한 흐름으로 확산되어야 한다. 이 기회의 장이 전국 각지에 뿌리 내릴 때, 대한민국은 비로소 수도권 일극 체제의 저주에서 벗어나 진정한 지방 시대, 균형 잡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 외부필자의 원고는 지방자치TV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김용국
2026-02-12 09:38: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