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 돋보기] 충남, '사용 후 배터리'에서 이차전지 산업 전주기로…조례 확대 개정

유근원 기자
등록일자 2026-02-06 13:41:55
이종화 도의원 발의, R&D부터 상용화까지 포괄…K-배터리 거점 도약 노린다


배터리 산업의 판이 커졌다. 충청남도의회가 기존 '사용 후 배터리' 중심이던 산업 육성 조례를 이차전지 산업 전주기로 확대 개정했다. 제조부터 사용, 재활용까지 배터리 산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제도적 기반이 갖춰진 것이다.

이종화 도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조례안은 제363회 임시회 기획경제위원회 심사를 통과했다. 조례명과 조문에서 '사용 후'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배터리 산업 전 주기를 포괄하도록 정의 규정을 새로 마련했다. 기술개발과 기업 상용화 지원 근거도 추가됐다.

충남은 이차전지 산업의 핵심 거점이다. 삼성SDI 천안·청주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서산 공장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충남도에 따르면, 도내 배터리 관련 기업 수는 200곳을 넘기며, 관련 종사자도 수만 명에 달한다. 국가 첨단산업 특화단지로도 지정돼 있다.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은 2025년 기준 약 1,200억 달러 규모이며, 2030년에는 3,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보급 확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증가가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조례 개정으로 충남도는 배터리 R&D 지원, 실증 사업, 기업 상용화 촉진, 클러스터 조성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사용 후 배터리 재활용에 한정됐던 지원 범위가 생산·기술개발 단계까지 확장된 것이 핵심 변화다.

경북도도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운영 중이며, 전남은 양극재 중심의 소재 산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충남의 강점은 완성품 생산 기업이 밀집해 있다는 점이다. 전주기 지원 조례를 통해 이 강점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산업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한복판에 있다. 미국 IRA법, EU 배터리 규정 등 통상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지방정부 조례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외부 변수가 많다는 점이 과제다.

지방자치 관점에서 이 조례 개정은 국가 전략산업을 지역 차원에서 뒷받침하는 모범 사례다. 중앙의 산업 정책과 지방의 입법이 맞물릴 때 시너지가 극대화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충남도는 개정 조례를 바탕으로 이차전지 산업 육성 기본계획을 재수립하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개발 지원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종화 의원은 "이번 개정은 배터리 연구·개발에서 상용화까지 전 주기를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전환"이라며 "국가 첨단전략산업 정책 기조에 맞춰 충남이 미래 배터리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하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도는 2026년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이차전지 특화단지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기술 다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전주기 지원 체계를 갖춘 충남이 기술 전환기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유근원

[조례 돋보기] 충청북도, 소방차·구급차 '골든타임' 지키려 긴급차량 출동환경 개선 조례 제정

조례
박용규 도의원 발의, 도로 정비·불법주차 단속·시민 인식 개선까지 포괄
소방차가 도착하기까지 평균 7분. 이 시간이 생사를 가른다. 충청북도의회가 긴급차량 출동환경 개선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면서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박용규 도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조례는 긴급차량 출동 환경 개선을 위한 도로 정비, 불법주차 단속 강화, 시민 인식 개선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제432회 임시회에서 의결됐다.조례 제정의 배경은 반복되는 현장의 문제에서 비롯됐다. 좁은 골목길의 불법 주차, 이면도로의 정체, 긴급차량에 대한 양보 문화 부재가 출동 지연을 초래하고 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 현장 도착 시간이 목표 시간(5분)을 초과하는 비율이 약 30%에 달한다.충북도 내 소방서는 16개소, 구급대는 45대다. 도 면적이 7,407제곱킬로미터에 달해 농촌·산간 지역의 출동 거리가 길다. 주요 도로에서 벗어난 지역은 출동 시간이 15분을 넘기는 경우도 있다.조례 시행으로 도는 긴급차량 출동 경로의 장애물 제거와 도로 정비를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다. 불법주차에 대한 단속 근거가 강화되고, 시민 대상 양보 문화 캠페인도 제도적으로 뒷받침된다. 궁극적으로 화재·응급 상황에서의 인명 피해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서울시는 소방차 전용구역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경기도는 주택가 소방도로 확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충북의 조례는 도로 정비, 단속, 인식 개선을 하나의 법적 틀에 담았다는 점에서 포괄적이다.실효성 확보가 과제다. 불법주차 단속은 주민 반발을 부를 수 있다. 도로 정비에는 상당한 예산이 소요된다. 농촌 지역은 도로 자체가 협소해 물리적 한계도 있다.지방자치의 관점에서 이 조례는 주민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를 지키려는 시도다. 소방·구급 서비스는 중앙정부 소관이지만, 출동 환경 개선은 지방정부가 직접 나서야 하는 영역이다.충북도는 조례에 따라 긴급차량 출동환경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개선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7분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 조례의 실질적 효과가 주목된다.박용규 의원은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은 법과 제도의 문제이기도 하다"며 "조례를 통해 긴급차량이 막힘없이 달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긴급차량 출동 지연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매년 수백 건씩 보고되고 있다. 특히 농촌 지역은 좁은 마을길과 노후 건축물이 출동을 방해하는 구조적 요인이 된다. 충북도는 조례 시행과 함께 긴급차량 전용 도로 정비 시범사업을 병행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목표 출동 시간 달성률을 10%포인트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유근원 2026-03-23 12:32:41

[조례 돋보기] 충북, 청년기금 설치 조례 제정…인구 유출 막을 재정 기반 마련

조례
청년정책 전용 기금으로 지속가능한 재원 확보…지방 청년 정착 지원 강화
충청북도가 청년기금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청년 인구 유출이 심각한 충북이 안정적 재원을 확보해 청년정책의 지속성을 담보하겠다는 뜻이다. 단발성 사업의 한계를 넘어 구조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읽힌다.의원 발의로 마련된 이 조례는 충청북도 청년기금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다. 기금은 청년 일자리 창출, 주거 지원, 창업 활성화 등 다양한 청년정책 사업에 활용될 수 있는 전용 재원이다.충북의 청년 유출 현실은 숫자가 말해준다. 통계청 인구이동 자료에 따르면 충북은 매년 20~30대 순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청주를 제외한 시·군의 청년 인구 감소는 더 가파르다. 대학 졸업 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패턴이 고착됐다. 충북에는 충북대, 한국교통대 등 주요 대학이 있지만 졸업생을 지역에 붙잡아둘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반복된다.그간 충북도는 청년 월세 지원, 청년 내일채움공제 매칭, 청년 창업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쳐왔다. 문제는 이런 사업들이 일반회계에 의존하다 보니 예산 편성 시기마다 규모가 들쭉날쭉했다는 점이다. 기금이 설치되면 연도별 예산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청년정책을 추진할 안정적 토대가 생긴다.기금의 재원은 도 출연금, 국고보조금, 기금 운용 수익금 등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기부나 후원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 대상이다. 기금 규모와 운용 방식에 따라 정책 실효성이 갈릴 수밖에 없어 초기 설계가 중요하다.경기도는 이미 청년기본소득 재원으로 기금을 운용하고 있고, 전남도는 청년정책 기금을 2023년 설치했다. 서울시는 청년 활동 지원금을 별도 기금에서 집행한다. 충북은 비수도권 중소 광역 지자체로서는 비교적 이른 시도라 할 수 있다. 인구 규모가 작은 만큼 기금의 집중도와 효율성에서 장점을 살릴 여지가 있다.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금이 만들어져도 충분한 규모를 확보하지 못하면 실효성은 떨어진다. 기존 일반회계 사업을 기금으로 이관하는 데 그치면 재원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기금 운용의 투명성과 성과 평가 체계도 갖춰야 한다. 청년 당사자가 기금 운용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거버넌스가 마련돼야 정책의 적실성이 높아진다.지방자치TV는 청년 유출 문제의 해법이 단기 지원금에 있지 않다고 본다. 지역에 남을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핵심이다. 충북의 청년기금은 그 이유를 만들기 위한 밑천이다. 기금이라는 그릇이 마련됐으니, 무엇을 담느냐가 충북 청년정책의 성패를 결정할 것이다.
유근원 2026-03-21 10:24:45

[조례 돋보기] 울산시, 청년 진로비용·문화활동비까지 지원 확대…청년 기본 조례 개정

조례
시험 응시료·디지털 학습비·창작활동비 등 실질 지원 근거 신설
울산광역시가 청년 지원의 폭을 실질적으로 넓힌다. 기존 청년 기본 조례를 개정해 진로 설정 비용, 시험 응시료, 디지털 학습 소프트웨어 이용료, 문화예술 창작활동비까지 재정 지원 근거를 신설한 것이다. 취업 준비에 쫓기는 청년에게 자기계발과 문화 향유의 기회를 함께 보장하겠다는 취지다.권순용 의원이 발의한 이 개정안은 울산시의회를 통과했다. 핵심은 청년의 능력 개발과 문화 활동에 대한 재정 지원 근거가 기존 조례에 빠져 있었다는 점이다. 일자리와 주거 중심이던 청년 정책에 교육·문화 영역을 추가한 셈이다.울산은 산업도시 특성상 제조업 취업 중심의 청년 정책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산업 구조가 전환되면서 청년이 필요로 하는 역량도 달라졌다. 디지털 전환 교육, 자격증 취득, 창업 준비 등에 드는 비용이 적지 않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근거가 부족했다.개정 조례가 시행되면 울산시는 청년에게 진로 탐색 프로그램 참가비, 국가자격시험 응시료, 온라인 학습 플랫폼 이용료 등을 지원할 수 있다. 문화예술 창작활동비도 포함돼 있어 미술, 음악, 영상 제작 등 창작 분야에서 활동하는 청년도 혜택을 받게 된다.지방자치TV는 청년 정책이 취업 알선을 넘어 역량 개발과 삶의 질 향상으로 확장되는 흐름에 주목한다. 울산의 이번 조례 개정은 산업도시에서도 청년의 다양한 필요를 제도로 담아낼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다. 예산 확보와 실제 집행이 뒷받침돼야 조례가 종이 위의 약속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유근원 2026-02-10 19:54:02